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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사회적 경험이다: 듀이의 근본적 관점
존 듀이(John Dewey)는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교육철학자이자 진보주의 교육운동의 핵심 인물이다. 그가 주장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개념이 아니라, 학습의 본질적인 구조였다. 듀이에게 학습은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살아 있는 경험이며, 그 중심에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그는 "학교는 작은 사회이며, 그 안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은 실제 사회를 준비하는 훈련"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고립된 학습자 중심 교육이 아닌,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협동적 학습 환경을 지향한다.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에게 배우며, 공동체 내에서 지식을 구성해나가는 방식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서 현대 교육 패러다임의 근간이 되었다.
협동학습의 이론적 토대: 듀이의 철학에서 비롯되다
오늘날 많은 교실에서 활용되고 있는 협동학습(cooperative learning)은 듀이가 강조한 사회적 상호작용 철학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교육 방법이다. 학습자들은 소집단을 이루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상호 피드백을 통해 학습을 심화시킨다.
실제로 듀이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 노작 활동과 같은 공동 작업을 도입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분업, 역할 분담, 협동, 상호 모방 등의 능력을 기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늘날 팀 기반 프로젝트 학습(Project-Based Learning, PBL), 문제 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 PBL), 협력적 문제해결(Collaborative Problem Solving)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협동학습의 주요 요소들인 긍정적 상호의존성, 개별 책무성, 사회적 기술, 집단 반성 등은 듀이의 철학에서 직접적으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지성(social intelligence)’ 개념은 공동의 지식을 함께 구성해가는 과정에서 발현되며, 이는 협동학습의 핵심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듀이 철학과 협력 학습
상호작용적 학습의 실제: 교실 안의 민주주의
듀이가 강조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단순히 친사회적 기술을 기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학습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보았으며, 교실을 하나의 공론장으로 인식했다. 학생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타인의 관점을 존중하며, 공동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 학교 현장에서 ‘학생 중심 수업’, ‘참여형 수업’, ‘토론 기반 수업’의 철학적 근거가 된다. 특히 협력적 공론장 개념은 최근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이는 듀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교육청과 교육부에서도 협동학습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자료와 교수법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수업 문화’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팀기반 프로젝트 학습과 듀이의 철학적 접점
현대의 교육 흐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팀 기반 프로젝트 학습(PBL)이다. 이는 실제 문제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해결해 나가는 수업 방식으로, 듀이가 주장했던 경험 기반 학습의 실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듀이에 따르면, 진정한 학습은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 의식에서 시작된다. PBL은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설계된다. 학생들은 공동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며, 역할을 분담하고, 함께 해결책을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 공동 목표 설정은 듀이 철학의 현대적 구현이다.
팀 기반 프로젝트는 단지 교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의 사회적 참여 능력, 자기 주도 학습 태도,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기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듀이가 꿈꿨던 ‘참여하는 민주사회’의 교육상에 부합한다.
협동학습의 효과: 학습을 넘어 인간의 성장으로
다양한 연구들은 협동학습이 단순히 성적 향상에만 그치지 않고, 언어능력 향상, 문제해결력 강화,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 증진, 자기 효능감 증가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아 대상 협동학습 실험에서는 또래 간 상호작용을 통해 어휘력과 문장 구성 능력이 향상되었고, 초등 및 중등 과정에서도 성찰일지나 자기 평가를 통해 사고의 깊이와 질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다수 보고되었다.
이처럼 협동학습은 ‘앎’을 넘어서 ‘삶’을 가르치는 교육이며, 학습자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사회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실천적인 교육 방법이다. 이는 듀이가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사람다운 삶과 맞닿아 있다.
결론: 듀이의 철학은 여전히 살아 있다
존 듀이가 세상을 떠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그의 교육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특히 협동학습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라는 형태로 교실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지식의 전달인가, 아니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인가? 듀이는 이 질문에 대해 이미 답했다. “교육은 민주주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라고.
오늘날의 교사와 교육자는 듀이의 철학을 바탕으로,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장려하고, 협동의 가치를 실천하며, 학교를 살아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맞이할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이 진정한 시민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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